물빛 선생님
나는 상류에 자리 잡고 있던 모난 돌멩이였습니다.
어느 날 따스한 물빛으로 다가온 그 분
내 곁에 잠시 머물다 이내 스쳐지나갔습니다.
그 분을 따라 나도 흘러 흘러 내려갔습니다.
강그늘에서 쉼 얻다가 내 모습을 보고
몇 번이나 눈을 껌뻑였습니다.
어느새 조약돌로 거듭나고 있는 나!
그 분의 소망처럼 둥글고 매끄럽고 아름다운...
그 분은 언제나 물빛으로 스쳐가듯 지나갑니다.
아니, 사랑으로 감싸고 보듬고...
다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.
시루의 콩나물은
물빛만으로도 싱그러움의 꽃을 피우지요.
그 분은 늘 그렇게 봄바람처럼 스쳐지나갑니다.
그러나 그 분이 지나간 자리마다 푸르름으로 무성합니다.
썩어지는 밀알!
우리는 그 분을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.
물빛 선생님...
-교육마당 21에서 발췌-
이인학 ^*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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